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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버는 뇌과학

10억을 기부하는 사람들의 뇌에서 일어나는 일

by 닥터돈 2023. 3. 19.

연말이 되면 뉴스를 도배하는 기사가 있습니다. 바로 누가 기부를 얼마큼 했다는 기사입니다. 몇천만 원부터 몇억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금액을 기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부를 할수록 더 많이 기부를 하는 심리학적 이유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기부자들이 기부를 하고 싶어 하는 심리적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단순히 자기 과시 때문에 기부하는 것은 아닙니다.

1. 핼퍼스 하이(Helper's High)

기부는 사람에게 행복감을 줍니다. 또는 행복하다는 감정을 극대화시킵니다.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선단체나, 개인에게 어떤 방법으로든 도울 때 "도파민"이 분비됩니다. 즉, 중독성 있는 긍정적 행복감에 취합니다. 이 긍정적 행복감은 하면 할수록 강도가 세져서 기부를 하면 할수록 더 하고 싶은 욕구에 도취된다고 합니다. 이것을 '헬퍼스 하이'라고 합니다. 

 

행복감을 느끼는 이유는 도파민 분비와 더불어 뇌의 보상과 즐거움을 담당하는 선조체가 활성화되기 때문입니다. 선조체가 활성화되면 만족감과 행복감을 경험하게 됩니다. 결국, 기부하면 쉽게 경험할 수 없는 높은 수준의 만족과 행복을 경험하기 때문에 계속 기부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내가 바로 변화의 주인공

기부자는 기부라는 행위를 통해서 자신의 삶의 목적과 의미를 찾습니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기부자는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에 기부합니다. 축구 선수 출신은 가난한 축구 지망생들에게, 의사는 환자들에게, 신발회사 사장은 신발이 없는 가난한 개발도상국에게 기부하곤 합니다. 이것은 자신의 기부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희망 때문입니다.

 

내가 기부함으로써 세상을 변화시키고 자신보다 더 큰 무엇인가에 기여한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소위 말해서 대의에 참여하는 것이죠. 사람들은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의 보다 큰 목표에 동참할 때 삶의 희열과 자부심을 느낍니다.

 

사람은 누군가를 도울 때 전두엽 피질이 활성화됩니다. 이 부분은 의사 결정, 계획 및 사회적 행동을 담당하는 뇌의 부분입니다. 다른 사람을 돕고 사회적 상호 작용을 도울 때 이 영역이 활성화됩니다. 

 

3. 선한 죄책감

기부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의식주의 제약을 벗어난 사람들입니다. 즉, 어느 정도 경제적 자유를 이룩한 사람들입니다. 때로는 굉장한 부를 이룬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들 중 일부는 자신이 더 많이 기부해야 한다는 의무감이나 선한 죄책감을 느낍니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관대하게 남을 돕는 것이 옳은 일이라는 교육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또는 사회적, 문화적으로 남을 돕는 것에 가치를 둬야 한다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입니다. 이런 사람의 경우 자신이 기부를 충분히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느낍니다. 그래서 지속적인 기부를 하게 됩니다. 

 

인슐라라고 하는 뇌의 부위는 감정과 공감의 원천입니다. 누군가를 도울 때 이 영역이 활성화되어 다른 사람의 상황과 환경에 연민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자신이 더 기부를 해야 한다고 느끼기도 합니다. 이곳에 '양심'이 위치한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인슐라는 공감과 직관을 느끼는 곳입니다. 그래서 이 부분이 손상된 사람들은 감정표현 불능증을 겪게 되기도 합니다.

 

4. 사회적 인정과 지위

모든 이유 중 가장 속물적 이어 보이지만, 인간의 본능에 충실한 이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부자는 자신이 무엇인가를 얻기 때문에 기부를 합니다. 그런데 사회적 인정과 지위를 더 강력한 보상이라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자신이 사회에서 인정받고, 더 높은 지위를 누리는 수단으로 기부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대한민국 국회위원은 양복 왼쪽에 사랑의 열매 배지를 달고 나옵니다. 자신들은 기부를 하는 사회적 인정과 지위를 지닌 사람들이라는 무언의 자랑입니다. 

 

기부를 통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기도 하고, 인정을 받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런 사람들은 기부 행위를 드러내놓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관대하고 이타적인 사람으로 비치길 원하는 내면의 욕구를 가졌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되어 뇌에서는 유대감과 사회적 연결을 촉진하는 호르몬인 '옥시토신'이 분비됩니다. 이것은 다른 사람들 도울 때 긍정감을 느끼는 작용을 하게 됩니다. 때에 따라서 옥시토신의 분비로 자신의 사회적 안정과 지위로 인한 기부 행위를 정당화할 수도 있겠죠.

 

 

결론적으로, 기부자는 계속해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자신이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느끼기 위해서 기부합니다. 각자 이유마다 다른 비중의 보상심리를 가지고 있겠지만 기부라는 행위만큼 기부자에게 만족감을 가져다주는 일은 흔치 않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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